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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후기/생활문18

단원고 2학년 10반 다영이 아버님, 어머님을 만나다. 세월호를 잊으면 안됩니다. 2014년 10월 14일 경북대학교 사회대에서 단원고 2학년 10반 다영이 아버님, 어머님을 만나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에겐 감정의 변화가 있었다. '미치겠다'시작 전 두 분이 앉게 될 텅빈 의자를 보니 그간 그분들이 겪었을 고통이 떠올라서. 내가 떠올린 고통은 비교도 되지 않겠지만. '힘들다'두 분의 얼굴을 바라보며, 참사가 있던 그날부터 오늘까지의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굳어버렸다. 유가족의 마음은 오죽할까. '아프다'준비한 시간이 끝나고 사진을 찍고 악수를 하고 돌아가시는 뒷모습을 보았다. 아팠다. 마음도 눈도. 내내 아팠다. "청년들이 무엇을 할 수 있나요? 무엇을 해야 하나요? 함께 할 수 있는, 고통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나이가 30살이 넘었는데 나의 행동에 대해, 내.. 2014. 10. 15.
찐빵 2개를 불러오다 "그 일에 비전이 있나?" . . . . . "띤~띠리리디띤띤~띤띠리리디띤띤" "어, 왜?" "훈아, 아빠한테 전화 좀 해봐. 오빠한테 아빠 전화왔는데..." "응, 알써." 전화를 하려던 찰나 "철컥" 손에 하얀 비닐봉지를 들고 아버지가 귀가하셨다. "훈이, 안잤나? 찐빵 먹자. 지원이 줄라고 찐빵사서 전화했는데 진우 전화를 안 받네. 찐빵 먹자, 찐빵." '생각보다 술을 아주 많이 드시지 않으셨군.'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함께 있어도 별 할 말이 없었던 아버지와 식탁에 앉아서 12시가 넘은 밤에 찐빵을 먹게 되었다. 아버지는 내게 물으셨다. "그 일에 비전이 있나?" 뜨끔했지만 이내 생각을 가다듬어 "으응, 비전이 있지." 라고 짧게, 마지못해 대답을 했다. 비전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있다라고 말하기에 .. 2014. 1. 14.
환상택시 그날도 어김없이 약속 시간에 늦어 택시를 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연말이라 그런지 택시는 잡히지 않고... 겨우 잡은 한 대의 택시. 제가 잡은 그 택시는 환상택시였습니다. 택시 안은 다양한 인형과 예쁜 꽃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런 택시는 처음이었습니다. 기사님께 여쭈었습니다. "왜 이렇게 택시를 꾸미신거죠?" "타는 손님들 즐거우시라구요" 그렇게 대답하시고는 제게 더 재미난 걸 보여준다고 하시더니 어떤 버튼을 누르셨습니다. 갑자기 저 수정이 번쩍거리기 시작하고 인형들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고 택시 안은 화려한 네온 사인과 함께 사이키가 돌고 창 밖엔 16층 아파트 베란다가 보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죠. 네, 그런 기분이 드는 환상택시였습니다. 택시에서 내리며 기사님의 명함 한장을 받았.. 2013. 12. 31.
2004년 가을의 벵사를 불러오다 심심한 날, 친구가 필요한 날, 나는 나는 친구를 만들죠. 신기하고 재밌는 내 친구우, 내가 만든 친구는 친구는 요술장이! 만들어볼까요오~하는 노래가 생각나는 밤입니다. 제가 많이 심심한가 봅니다. 이런 노래까지 생각이 나다니. 10년 전, 대학교 1학년이던 20살이었다면 바로 얘들을 불렀을텐데 말이죠. 지금은 모조리 다 직장인이네요. 아, 저랑 한 놈 더 빼고ㅋ 모두 하루 일과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겠죠. 10년 전이라면 지금부터 우리의 밤은 시작일텐데요. 10년 전으로 가볼까요?ㅋ 밤이 되면 어슬렁어슬렁 기숙사를 나섭니다. 지금보니 가방은 왜 메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학생이라면 가방 쯤은 메야한다? 이런 생각이 있었겠죠. 어슬렁 어슬렁 걷고 걸어 도착한 곳은 지금은 사라진 경북대학교 농장문 쪽.. 2013. 10. 24.
프로포즈 하던 날을 불러오다 2013년 10월 5일 선선한 저녁, 한 남자가 한 여자에게 프러포즈를 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불빛도, 은은하게 타오르는 촛불도, 모두 모두 두 사람을 축복해주었습니다. 너무나 행복해보이는 이 사진 속 주인공은! 바로! 예비 신랑 홍성민 형님과 예비 신부 조민주 형수님이십니다. 결혼식은 11월 6일 토요일 오전 11시에 거행되오니, 많은 분들 오셔서 축하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난 추석 때 성민형에게서 청첩장을 받았는데 10월 5일 경북대학교 박테리아 연못에서 정식 프로포즈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죠! 프로포즈는 신부 몰래 하는 것이 제맛이죵! 성민형이 저녁에 학교 산책을 하자고 형수님께 말하고 백양로에서 박테리아 연못으로 걸어오면 짜잔! 결혼을 축하하는 사람들이 신부에게 장미꽃 한송이 씩.. 2013.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