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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35

빛바랜 사진 속 아버지... 부전자전이란 이런 거군요. 친구 아버지의 부고에 돌이켜보는 '가족의 의미' "따르릉, 따르릉…." "음…, 여보세요?" "지금 자고 있을 때가 아니야. 일어나." "왜? 장난치지 마. 나 졸려." "범이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뭐?" 여느 때와 같이 늦잠을 자던 지난 3일 아침, 친구의 전화 한 통을 받고 벌떡 일어났습니다. 꿈이었길 바랐지만, 제 휴대전화에는 새벽에 범이로부터 온 메시지, '아버지가 돌아가셨어'라는 문자가 도착해 있었습니다. "갈게." 저는 이렇게 짧은 메시지를 보내고 바로 친구가 있는 장례식장으로 향했습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친구 아버지의 부고 친구 아버님께 조의를 표하고, 친구를 말 없이 안아줬습니다. "왜 이렇게 일찍왔어?" "내가 제일 가깝잖아. 애들 곧 올거야. 어떻게 된 거야?" "모르겠어.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어. 너무나 갑작스럽게…. 이틀 전.. 2014. 9. 23.
왜 걱정하십니까? 기도할 수 있는데 [왜 걱정하십니까? 기도할 수 있는데] 지난 주말 개인적인 일이 있어 서울을 다녀왔다. 대구에서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창밖을 바라보며 오랜만에 여유를 즐기고 있던 찰나 한 숨이 ‘후~’하고 나왔다. 내 앞 날에 대한 고민이 나도 모르게 떠오른 것이다. 난 취직하는 것보다는 창업을 하고 싶었다. 작년에 창업을 하게 될 기회가 있어,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부모님 몰래 휴학도 하고 일에 매달렸다.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결국 하는 일 마다 잘 되지 않았고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망했다.’라는 말이 굉장히 잘 어울리는 지금의 내 처지다. 그래서 지금은 부모님께서는 휴학 중이라고 알고 있는 아들, ‘김 재 훈’은 학교를 다니고 있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하는 막연한.. 2014. 7. 17.
당신은,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 [당신은,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 예전 MT를 가면 항상 하는 게임이 있었다. 이 게임은 ‘당신은,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혹은 사랑해? 안 사랑해?)’라는 질문을 던져 처음 어색한 분위기도 풀어주고 친한 사람끼리 자리한 곳에 좌석을 바꾸어 다함께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유용한 게임이다. 질문을 받은 사람이 사랑한다고 하면 질문을 받은 사람의 양 옆이 자리를 바꾸고,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면 질문을 받은 사람이 지목하는 사람들끼리 자리를 바꾸게 된다. 게임을 반복해서 하다보면 사람들의 자리가 자연스럽게 섞이게 되고 다 같이 친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친한 사람끼리 계속 붙어 있고 싶다면 전략적으로 대답을 해서 붙어 있게 될 수도 있지만 엠티에 가서 이 게임을 많이 해봤지만 전략적으로.. 2014. 7. 17.
찐빵 2개를 불러오다 "그 일에 비전이 있나?" . . . . . "띤~띠리리디띤띤~띤띠리리디띤띤" "어, 왜?" "훈아, 아빠한테 전화 좀 해봐. 오빠한테 아빠 전화왔는데..." "응, 알써." 전화를 하려던 찰나 "철컥" 손에 하얀 비닐봉지를 들고 아버지가 귀가하셨다. "훈이, 안잤나? 찐빵 먹자. 지원이 줄라고 찐빵사서 전화했는데 진우 전화를 안 받네. 찐빵 먹자, 찐빵." '생각보다 술을 아주 많이 드시지 않으셨군.'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함께 있어도 별 할 말이 없었던 아버지와 식탁에 앉아서 12시가 넘은 밤에 찐빵을 먹게 되었다. 아버지는 내게 물으셨다. "그 일에 비전이 있나?" 뜨끔했지만 이내 생각을 가다듬어 "으응, 비전이 있지." 라고 짧게, 마지못해 대답을 했다. 비전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있다라고 말하기에 .. 2014. 1. 14.
환상택시 그날도 어김없이 약속 시간에 늦어 택시를 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연말이라 그런지 택시는 잡히지 않고... 겨우 잡은 한 대의 택시. 제가 잡은 그 택시는 환상택시였습니다. 택시 안은 다양한 인형과 예쁜 꽃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런 택시는 처음이었습니다. 기사님께 여쭈었습니다. "왜 이렇게 택시를 꾸미신거죠?" "타는 손님들 즐거우시라구요" 그렇게 대답하시고는 제게 더 재미난 걸 보여준다고 하시더니 어떤 버튼을 누르셨습니다. 갑자기 저 수정이 번쩍거리기 시작하고 인형들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고 택시 안은 화려한 네온 사인과 함께 사이키가 돌고 창 밖엔 16층 아파트 베란다가 보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죠. 네, 그런 기분이 드는 환상택시였습니다. 택시에서 내리며 기사님의 명함 한장을 받았.. 2013.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