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오늘 하루도 잘 보내셨나요?
저는 무더위에 헥헥 거리다가 퇴근하고 집에 와서 겨우 안정을 찾았습니다.
오늘은 2013년 7월 24일 수요일.
잠시 후 8시가 되면 한국v.s중국 동아시안컵 축구 경기가 있네요.
시원한 맥주와 함께 축구를 볼 생각을 하니 흥분됩니다!
워워 흥분을 가라앉히고 스스로 약속했던 하루 한 개 글은 꼭 쓰고 가야겠죠.
오늘 제게 과거로부터 불러 온 이야기는
2007년 7월 초부터 7월 말까지 인도네시아 친구들과 함께 2교대 근무를 했던 시절입니다.
2007년 여름, 군대 전역 후 집에서 빈둥빈둥 놀고 있던 제게
어머니께서 일하러 가보라고 권유를 하시더라구요.
저는 가고 싶지 않았지만 하루만 우선 가보라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셔서 갔더니,
관리자분께서 바로 옷 갈아 입으라고 하시고 저에게 안전화를 한켤레 주시더니,
저는 12시간 후에 집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고
관리자분을 따라서 공장을 걷다보니 '코오롱'이라는 글자가 여기 저기 보이더라구요.
'아, 여기는 코오롱과 관련 있는 공장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한참을 따라가다 관리자분이 어떤 문을 열었고
문이 열리는 순간 전 깜짝 놀랬습니다.
"......"
넓은 공간에 한국 사람으로 보이는 인물은 어떤 할아버지 한 분과
관리자 아저씨, 그리고 저.
나머지는 동남아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멍~하게 있을 시간도 없이
관리자분은 저의 파트너를 한 명 지정해주시고는
"오늘부터 함께 일 할 친구들이야. 나이는 비슷하니까 친구처럼 지내고.
특히 파트너랑 잘 지내. 근무는 2인 1조니까. 인사해, 리안토야"
이 말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미스터 김, 반가워!"
저는 리얀토와 짧은 인사를 나누고 바로 근무를 시작했죠.
아무것도 할 줄 아는게 없었던 저는 리얀토가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리얀토는 다행히 한국말도 잘했고,
저에게 참 잘 대해주었습니다.
우리는 하루만에 금방 친해졌죠.
얼만큼 친해졌냐구요?
둘이서 다정하게 셀카도 찍고,
12시간 근무 중 쉬는 시간에는 이렇게 담배 물고 폼도 잡아보고,
아무튼 참 즐겁게 일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저는 제가 무슨 일을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소음이 큰 공간에 커다란 기계들이 있고
천장에서 가느다란 실이 나오고, 그 실이 굵은 기둥에 다 감기면
어디론가 옮기는. 그런 작업을 12시간 동안 반복하는 그런 일이었습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리얀토는 이 일을 한지 2년이 다 되어간다고 하더군요.
한국에서 2년 일하면 인도네시아로 돌아가서 택시를 장만할 수 있다고 했는데,
지금 고국에서 즐겁게 택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아, 축구가 시작할 시간이 다가오는군요.
저는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축구를 보러 가야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위 사진 속에 있는
함께 근무했던 분들을 소개시켜 드릴게요:)
미스터김과 인도네시아 친구들의 즐거운 노동 이야기.
또 만나요^ㅇ^
*소스 제공자 리얀토, 수르얀토에게 감사드리며
제가 인도네시아에 방문한다면 꼭 이 친구들을 찾아서 작은 선물이라도 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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