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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후기/한뼘소설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한뼘소설. 한뼘자전소설. 자전소설.

by 재치왕훈이 2015.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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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나!"

 

 

"공부 잘하고 있나?"

 

 

"또 놀러 오거래이"

 

 

"건강 잘 챙기고"

 

 

"고맙데이!"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저기 누나도 있고,

사촌동생들도 있고,

나도 있는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무슨 즐거운 일이 벌어졌나봅니다.

다들 씨익 웃고 있네요.

한 아이만 빼고.

 

 

당신이 가장 크게 웃고 있었네요.

 

 

아, 이제 기억이 날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음료수 병을 한 개 씩 들고서

따봉, 브이, 넘버원...

 

 

다들 한껏 신이 난 것 같습니다.

 

 

당신도 엄지 손가락을 펴고

신이 난 마음을 표현하려고 하셨군요.

 

 

아, 이제 기억이 났습니다.

 

 

"재훈이 왔나!"

 

 

"재훈이 공부 잘하고 있나?"

 

 

"재훈이 또 놀러 오거래이"

 

 

"재훈이 건강 잘 챙기고"

 

 

"재훈이 고맙데이!"

 

 

.

.

.

 

 

'할아버지, 잘 계시죠?

 

보고 싶습니다.

 

요즘 좀 힘든데, 할아버지가 많이 생각납니다.

 

그런데 기억이 잘 나지가 않아요.

 

오늘은 꿈에라도 나타나주세요. 저 응원 좀 해주세요.

 

할아버지의 웃음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좋은 곳에서, 편안히 계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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