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와 함께 본 사요나라 이츠카.
보다가 잠들었지만 잠들기 전까지는 재미있는 영화였다며 같이 보자는 미진.
"한 여자와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유학을 가서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났는데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묻는 미진.
"응? 그 놈, 진짜 나쁜 놈이네!"
라고 대답한 나.
영화를 보다보니 문득 간밤의 통화 내용이 생각났다.
그렇다. 미진은 이 영화 내용과 비슷한 이야기를 어제 내게 했던 것이다.
나쁜 놈에 대한 영화가 뭐가 재미가 있을까 생각했지만
사요나라 이츠카를 보며 나쁜 놈이 이해되기도 하고 뭐 그랬다.
'호청년'이라 불리며 모두에게 평판이 좋은 남자이자 나쁜 놈이 바로 남자 주인공이다.
바르게 살아온 그가 유학을 와서 한 여자에게 흔들리고 마는데,
한 때 부는 바람인가 싶었지만 진짜 사랑이었다.
탄탄대로의 삶을 살아 온 '호청년'은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알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길을 선택했을까?
.
.
.
"나는 너의 꿈에 끌렸었어. 그치만 꿈을 이루는 길은 하나만 있는게 아니야. 호청년....바보"
.
.
.
뭐 어떤 결과인지는 영화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고
나는 '호청년'과 같은 선택은 하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는 어떠한 결말로 끝이 났지만
영화에 나왔던 한 편의 시는 여전히 마음에 남는다.
나도 한 번 적어본다.
<안녕, 언젠가>
인간은 늘 이별을 준비하며 살아가야 하는 거야
고독이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친구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
사랑 앞에서 몸을 떨기 전에, 우산을 사야 해
아무리 뜨거운 사랑 앞이라도 행복을 믿어서는 안 돼
죽을 만큼 사랑해도 절대로 너무 사랑한다고 해서는 안 되는 거야
사랑이란 계절과도 같은 것
그냥 찾아와서 인생을 지겹지 않게 치장할 뿐 인 것
사랑이라고 부르는 순간, 스스로 녹아 버리는 얼음 조각
안녕, 언젠가
영원한 행복이 없듯
영원한 불행도 없는 거야
언젠가 이별이 찾아오고, 또 언젠가 만남이 찾아오느니
인간은 죽을 때,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과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 거야
난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어
.
.
.
나는 죽을 때, 어떠한 기억보다는
나를 향해 웃는 사람들의
환한 미소들을 떠올리며
웃으며 가고 싶다.
아, 이 영화를 보고 배운 점은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이 이끄는 삶을 살라는 것.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
용기를 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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