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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후기/시

함석헌 시인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by 재치왕훈이 2014.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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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가졌는가>

 

만리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리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의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함석헌(1901~1989) 사상가 겸 문필가. '그 사람을 가졌는가' 전문

 

 

 

 


 

2007년 5월 군 복무 시절, 우연히 근무지에서 (쉬는 시간에) 본 '좋은 생각'을 보다가 발견한 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

 

보자마자 가슴이 뜨거워지고, 사랑하는 친구들이 보고 싶어져서 얼른 제대하고픈 마음이 엄청나게 들게 만들었던 시.

친구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어서 이 시가 나온 부분을 찢어서 보관하며 힘들때마다 꺼내보며 나에게 힘을 주었던 시.

 

누군가 나에게 이 시를 읽어주며 "너는 그 사람을 가졌느냐?"라고 묻는 상상을 하며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었다.

 

"그렇다"라고 자신있게 대답 할 수 있는 이유는 그대들이 있기 때문이겠지.

 

오늘따라 그대들이 너무나 보고 싶다. 

 

나의 그 사람들아, 어디있니?

 

 -재치왕훈이 <시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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